君身末端上(군신말단상) 殘日卦端裾(잔일괘단거) 離後如前暗(리후여전암) 誰思燦日初(수사찬일초) 그대의 끄트머리에는 아직 남은 하루의 끝자락이 매달려 있죠. 그대 떠나셔도 세상은 여전히 어둡겠지만 누군가에겐 찬란한 하루의 시작이에요.
一番咬夜天(일번교야천) 黑炫星紛散(흑현성분산) 藏月愧形觀(장월괴형관) 或知無可滿(혹지무가만) 밤하늘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까맣게 빛나며 흩날리는 별들 사이로 숨어있던 달이 부끄러워하며 모습을 드러내니 혹시 보름달이 될 수 없음을 알아버린 것일까?
皮膚無變潔(피부무변결) 但滑面難看(단활면난간) 意外甛過後(의외첨과후) 心中惻惻殘(심중측측잔) 변함없이 깨끗한 그대 피부 그러나 매끄러운 얼굴은 미처 보지 못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달콤함이 지나간 후 마음의 쓰라림만이 남는군요.
凡言啼是時寒熱(반언제시시한열) 惡熱啼今方瀉溫(오열제금방사온) 吾以如狂持冷靜(오이여광지냉정) 徐徐一一冷啼盆(서서일일냉제분) 때로는 차갑고 때로는 뜨거운 것이 눈물이라 하나 금방 쏟아버리고 금방 식어버리는 뜨거운 눈물이 싫어 나는 미칠 듯한 냉정함으로 천천히 한방울 한방울씩 차가운 눈물을 쏟아냅니다.
複雜此生中(복잡차생중) 出門難示怒(출문난시노) 人生左右徘(인생좌우배) 唯一明途墓(유일명도묘) 이 복잡한 인생 속에서 출구가 안 보여 화가 나요? 인생이란 이리저리 헤매는 것입니다. 유일하게 정해진 길은 무덤으로 가는 길뿐이죠.
暗獄中無身續居(암옥중무신속거) 時來想去向尤浩(시래상거향우호) 離門外出但吾知(리문외출단오지) 今往道斯爲死道(금왕도사위사도) 어두운 감옥에서 몸뚱이도 없이 쭉 살다가 시간이 되어 더 넓은 곳으로 가려나 싶어 문 밖을 나섰지요. 그래요. 나도 알아요. 지금 가고 있는 길. 이 길은 바로 죽음의 길이라는 것.
充盛黃太陽(충성황태양) 口滿一番咬(구만일번교) 日已厥形消(일이궐형소) 忽然成月找(홀연성월조) 가득 담아낸 샛노란 태양 입 안 가득 한입 베어 물었네. 태양은 이미 사라졌지만 달이 나를 비춰주네.
登高方近亡(등고방근망) 世上最輝涕(세상최휘체) 最大我鳴聲(최대아명성) 暫時驚此世(잠시경차세) 높이 올라갈수록 죽음이 가까이 오지만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눈물 세상에서 가장 큰 울음소리로 잠시나마 이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다면.
鷄卵外雛初踏步(계란외추초답보) 鷄遺生末跡通過(계유생말적통과) 未知生意味雛忽(미지생의미추홀) 接裏感亡深度何(접리감망심도하) 알 바깥으로 나온 병아리는 첫 발걸음을 내딛었고 닭은 생의 마지막 발자국을 남기며 지나갔습니다. 삶이 뭔지도 아직 알지 못하는 병아리는 문득 닭의 발자국에 발을 대고 죽음의 깊이를 느껴봅니다.
夜天裏願充遙在(야천리원충야재) 於此處寧成小星(어차처녕성소성) 入睡首傍吾必照(입수수방오필조) 不希君醒後迷暝(불희군성후미명) 밤하늘을 채우고 싶어도 너무 멀리 있으니 차라리 여기서 작은 별이 될래요. 그대 눈 감은 후에는 내가 그대 머리맡을 비출게요. 잠에서 깬 그대가 어둠 속을 헤매지 않도록.
君膝我希成(군슬아희성) 平時存不識(평시존불식) 使奔於苦寰(사분어고환) 勞走捉休息(로주착휴식) 너의 무릎이 되고 싶다. 평소엔 내가 있는 줄도 모르지만 이 힘든 세상 달려갈 수 있게 해주는, 달려가다 힘들 때 부여잡고 쉴 수 있는 존재이고 싶다.
이호준입니다. 한시창작이 취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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